영구결번, 등번호 하나가 역사가 되는 순간

야구 노트 · 2026년 9월

어떤 구단의 선수 명단에는 아무도 쓸 수 없는 등번호가 있습니다. 영구결번입니다. 그 번호를 달았던 선수의 자취를 기리기 위해 구단이 번호를 영원히 비워두는 것으로, 프로 선수가 받을 수 있는 사실상 최고의 예우입니다.

어떤 선수가 영구결번이 되는가

영구결번에 정해진 공식 요건은 없습니다. 구단이 결정하는 명예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실제 사례들을 보면 공통분모가 뚜렷합니다.

이 세 가지가 겹치는 선수는 한 세대에 몇 명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리그 전체를 통틀어도 영구결번의 수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고, 적기 때문에 무겁습니다.

번호가 상징이 되는 과정

등번호는 원래 그냥 숫자입니다. 신인 시절에는 남는 번호를 받기도 하고, 선배가 떠난 번호를 물려받기도 합니다. 그 숫자가 상징이 되는 것은 시간입니다. 같은 번호로 10년 넘게 한 유니폼을 입고, 그 번호가 새겨진 유니폼이 관중석을 채우고, 어린 선수들이 그 번호를 달고 싶어 하게 되는 과정. 영구결번식에서 은퇴 선수가 자신의 번호가 그라운드에 걸리는 것을 보는 장면은, 프로야구가 만들 수 있는 가장 완성된 서사 중 하나입니다.

영구결번의 다른 얼굴

영구결번은 명예이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구단 입장에서는 쓸 수 있는 번호가 하나 줄어드는 실질적 비용이고, 그래서 더더욱 아무에게나 주지 않습니다. 또 영구결번을 사양하는 선수도 있을 수 있습니다. 후배가 그 번호를 달고 더 큰 역사를 쓰기를 바라는 마음, 혹은 자신의 야구가 박제되는 것에 대한 부담. 번호를 비워두는 것과 물려주는 것 중 무엇이 더 아름다운가에 대한 답은 선수마다 다릅니다. 확실한 것은 그 선택지가 주어지는 것 자체가 커리어 전체에 대한 최종 평가라는 사실입니다.

이 글의 제도와 갈림길을 직접 겪어보고 싶다면, 중학교 야구부에서 은퇴까지 한 선수의 커리어를 완주하는 블루칩스타를 플레이해 보세요. 회원가입 없이 바로 시작됩니다.